정리해고제 합의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자.
이번 정기국회에서의 통과가 유력했던 비정규직법안이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이 아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의 사학법을 둘러싼 이전투구에 의해 정기국회 회기를 넘겼다. 그러나 12일부터 임시국회는 시작됐고 노무현정권은 비정규직법안에 대해서 법안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우리가 강력한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는 한 비정규직법안은 지배계급간의 분란이 타협으로 마무리될 쯤 전격적으로 통과될 것이다. 사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비정규직법안에 관해서는 털끝만큼의 차이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러한 지배계급내의 분란을 틈타 다시금 전열을 가다듬고 한층 더 강력한 비정규직 투쟁을 전개해야 할 때이다. 그럼에도 최근 민주노총과 민노당의 행보는 98년 정리해고제 합의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민노당은 기간제 사용사유를 10개로 확대하여 사실 사용사유를 폐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양보안을 제시하고 있고, 단계적입법이라는 미명하에 비정규직법안 통과를 합의해 줄 수 있음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또한 전재환 비대위원장과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이 만나 양대노총의 공조가 변함없다고 말하는 등 비정규직법안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요구가 법안내용 몇 개를 수정하고 삭제하는 것으로 제한될 수 없으며 지배계급에 투항한 한국노총과의 공조란 곧 항복을 의미하지 않는가? 비정규직개악안 완전폐기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98년 민주노총이 합의해준 정리해고제 입법화 이후 현장이 어떻게 초토화 되었는지 기억해야 한다. 법이란 이름하에 정리해고는 일상화되었고 결국 그 빈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정리해고제 철폐조차 벌이지 못하고 정리해고 조건강화를 걸고 힘든 투쟁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는가? 법안 몇 부분을 양보 받고 독소조항 몇 개를 축소한들 비정규법안의 반노동자성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정리해고제와 맞바꾼 전교조 합법화가 노동2권만의 반쪽짜리로 전락되어 파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악법이 되었고 복수노조허용이 이제 민주노조를 무너뜨리기 위한 자본의 무기로 돌아오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이같은 사실은 민노당과 민주노총비대위가 몇 가지 비정규노동자의 보호내용을 보장받는 것으로 비정규직법안에 대해 노사정대타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명백히 보여준다. 98년 우리가 막지 못한 정리해고제가 비정규직노동자를 양산했고 이제 비정규직철폐를 위한 피할 수 없는 투쟁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져 있다. 정리해고제 합의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 할 것인가? 아니면 비타협적 투쟁으로 전진할 것인가? 동지들, 실천으로 화답하자!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자 누구인가! 여론이 아닌 투쟁으로 긴급조정권 분쇄하자.
노무현정권은 헌정 사상 총 2번밖에 발동하지 않은 긴급조정권을 올해 들어 2번이나 발동하였다. 농민이 죽어 광화문에 난장을 틀고 노동자가 국회 앞에 진을 치고 있어도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는지 사람을 죽인 노무현 정권은 스스로 나서서 또 다시 노동자의 투쟁을 짓밟았다. 노무현 정권은 이제 더 이상 폭력정권임을, 반노동자적 정권임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너무나 명확하다. 우리 노동자의 투쟁이 더 이상 흩어져서는 안된다. 투쟁하는 노동자대오를 흐트러트리려는 정권을 향해 오히려 하나된 투쟁, 노무현정권을 향한 투쟁으로 모여야 한다. 그럴 때만이 비정규직개악법안을 폐기하고 긴급조정권을 분쇄해낼 수 있다.
또한 끈질긴 투쟁만이 정권과 자본이 언론을 통해 만들어낸 여론을 노동자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언론이 나서서 귀족노조 운운하며 결항률 수치를 높이기 위한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쳐댄 것은 결국 이번 파업이 정권과 자본에게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투쟁하는 노동자라면 저들이 만들어 낸 여론을 신경쓸 게 아니라 명확히 드러난 적을 향해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이다. 투쟁을 시작했으면 타협이 아닌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와 전술로 끝까지 싸워야 승리한다는 진리를 더 이상 잊지 말고 노무현정권을 향해 끈질긴 투쟁을 벌여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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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 움직임을 경계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