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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7 14:1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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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웅 |
 [노동조합이 합법화 되는 첫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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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6일 현대중공업은 “출입시간(11시30분)과 출입장소가 불분명하게 기재되어 있고 출임대상자의 명단이 누락되어 있는 등 하자가 많은 것을 물론, 과거에 행한 불법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정당한 조합활동을 약속한다는 전제”를 깔아서 출입을 방해했다. “노동조합 활동이 휴계시간과 점심시간이기 때문에, 12시 이전까지는 안된다. 방송차량은 안된다. 부서장도 차량을 끌고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 허가를 받아야 된다”는 명목으로 출입을 방해했다. 어린아이보다도 유치한 현대중공업의 변명들은 겨우 5명도 되지 않은 사내하청지회의 간부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법원의 판결문은 출입취지, 시간, 장소만 통보되면 출입을 막을 수가 없다. 또한 방송차량 또한 확성기를 사용할 경우 소음기준은 집시법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방송차량의 출입을 전제하고 있다. 따라서 출입시간과 방송차량은 협의의 대상이 될 수가 없었다.
오늘은 박일수 열사가 분신한 장소인 4,5도크에 있는 외업3관 식당에 조합활동을 하기 위해 전하문으로 11시50분에 출입을 시도했다. 출입취지와 시간 장소가 명확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막을 하등의 명분이 없었다. 현대중공업은 사규-카메라 및 카메라폰를 반입할 수 없다-를 내걸어 출입을 방해했다. 무식한 경비들은 헌법보다 사규가 더 높다는 어린아이도 웃을 유치한 망발을 하고서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현대중공업은 사규를 이유로 지속적으로 출입과 관련한 협의를 요구하며 출입을 방해했다. 우리는 사법부의 명령을 사규를 이유로 출입을 방해한 행위에 대한 분명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명확히 하고 외업3관 식당으로 출발했다.해고된지 2년 6개월만에 경비대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외업3관 식당으로 들어섰다.
붉은 조끼를 입고 들어가는 나와 안지연 동지와 김주익 동지, 이승렬 동지를 밥을 먹고 나오는 하청노동자들이 반가운 표정으로 맞아주었다. 검고 단단한 얼굴들의 직영 하청노동자들, 단내나는 밥을 먹고 있었다. 너무나 설래이고 가슴이 미었다. 몸의 근육이 걸레가 될 정도의 노동강도에 신음하는 저 동지들의 희망에 스며들지 못하고, 서로 반가운 인사조차 당당하게 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눈 인사를 하는 하청노동자들의 타는 눈빛에 스미지 못하고 지나온 시간이었다.
법률에 의지하여, 그것도 대단히 제한적이고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하는 수 많은 조항들에 둘러쌓여서 들어온 현장이지만 밥 먹는 소리들, 잦아든 숨소리,밥을 먹다가도 나와 눈이 마치자 목례도 하지 못하고 눈을 껌벅거리면서 인사를 하는 하청 동지들을 보면서 방파제를 넘어려는 물결처럼 거대한 힘을 느낀다. 저 정도의 고통을 너껀히 견디고 있는 우리 하청노동자들이 무엇을 못 이루겠는가? 방파제를 거침 없이 넘어서는 물결처럼 일어설 수 있는 우리 동지들에게 "반갑습니다. 사내하청지회 지회장 조성웅입니다. 해고 된지 2년 6개월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일하고 있는 여러분들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는 와중에 밥을 다 먹고 식판을 들고 내 곁을 지나는 조합원이 어깨를 뚝 치고 지나간다. 정말 신이 나서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식당 주위에는 10명이 넘는 경비들과 협력사 지원부 운영지원부, 건조3부 관리자들, 동부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총출동해 있었다. 감시 속에서 식당 선동이 진행되었지만 우리 하청 동지들이 바보들인가? 함께 투쟁 구호를 외치진 못했지만 조심스럽게 목례를 하고 지나가고 두 눈을 찔끔찔금 감으면서 눈 인사를 하고 지나가고 밥을 먹기보다는 현장에 들어온 사내하청지회 간부 동지들을 보느라고 즐거운 우리 하청 동지들.
“오늘이 노동조합이 합법화 되는 첫날입니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이제 우리 하청노동자들이 단결하여 노동조합의 현장 활동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만들어갑시다”
오늘 김주익 동지는 자신이 일하는 부서에,자신이 항상 밥을 먹는 식당에 와 서 있지 대단히 설래인가보다. 함께 일했던 형님 동생들, 그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봤나보다. “반드시 현장으로 들어오겠습니다. 현장에 있는 형님들 동생들과 똑 같은 작업복을 입고 함께 일하고 밥을 먹으면서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우리 사무장 이승렬 동지는 ”2년 6개월만에 현장으로 들어왔다. 이제 누구도 사내하청지회의 현장활동을 막을 수 없다. 이제 하청 동지들이 노동조합으로 집단가입해서 단결된 힘으로 현장활동을 쟁취하자“는 요지의 투쟁 발언을 했다.
“하청노동자 단결하여 비정규직 철폐하자”는 투쟁 구호로 외업3관 식당 선동 투쟁을 마무리하였다. 식당에서 나를 봤던 조합원들이 “수고하셨습니다. 투쟁 투쟁 쟁취” 문자를 많이 보내왔다. 심지어 모르는 하청노동자 번호로부터 "중식시간에 눈물날뻔 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구호를 따라부를뻔 했습니다" "전태일평전을 보고나서 이러한 감동은 처음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빛이 돼주십시요"라는 등의 문자들도 많이 들어왔다. 나처럼 우리 조합원 동지들도 설래이고 즐거운가보다. 벌써 이 죽음의 공장에 따뜻한 봄빛이 들고 있었다. 식동 선동 투쟁을 마치고 전하문을 나오는데 등 뒤로 우리 하청노동자들의 단결의 함성이 봄빛처럼, 봄빛처럼 내 귀에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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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운 (2006-03-07 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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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웅동지! 오랜만에 동지의 글을 읽어보니 반갑다기보다 눈물이 나는군요.
마치 파업전야 소설을 읽는듯한 ..... 그리고 익히 알고있는 현중의 분위기, 그리고 다른 동지들의 얼굴이 그립게 떠오릅니다.
어제는 덤프 전주 부지회장이 또 분신을 했답니다.
우리 비정규직 투쟁은 정말 이빨이 갈리고 뼈가 떨리는 투쟁입니다 그쵸?
기필코 승리하셔서 그 거만한 현중에 사내하청노조의 깃발을 휘나리시기 바랍니다.
투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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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웅 (2006-03-08 10: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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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조합원이 중식시간 이후 곧바로 직장 면담에 들어갔더군요. "회사 그만둬라, 잔업통제하겠다" 한 조합원은 이유가 뭐냐고 항의했고 직장놈 왈, 왜 박수쳤느냐 우리 조합원은 하청노조가 좋아서 박수쳤다. 뭐가 문제냐, 당당하게 항의하니 직장놈 꼬리를 내렸다더군요
이제 하청노동자들의 분노가 권리에 대한 요구와 행동으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겨우 시작이지만 이 작은 기회의 공간을 확대해 우리 현중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나갈 것입니다. 법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단결된 힘으로 권리를 쟁취해나갈 것입니다.
자주 뵙지 못하지만 항상 마음에 있습니다. 그리고 과음하지 마세요. 술 드시는 분, 술 못 먹게 하면 고문일테니 적당하게, 제발 적당하게..동지의 몸은 동지 자신의 몸이 아니라는 옛 선배들의 지침들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세겨주세요...투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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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운 (2006-03-08 15: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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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의 충고 명심하겠습니다.
투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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