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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팔타카스 이야기]
□ 부제: 21세기 용역노예, 시설관리노동자의 반란을 꿈꾸며
전국시설노조 위원장 구권서
지난 3월, 공공연맹 투쟁결의대회의 단상에서 짤막한 조직소개와 투쟁의 결의를 밝혀달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대회장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긴장된 마음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이 궁리, 저 궁리를 해야 했습니다. 이윽고 단상에서 제 차례가 와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2000년 설립한 우리 시설노조는 그저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 개선이나 적당히 하자고 만든 조직이 아닙니다. 수탈의 굴레와 억압의 족쇄에 신음하는 용역노예, 시설관리노동자의 해방을 위한 반란을 위해 일어섰습니다!!!" 라는 자못 과격한(?) 발언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에 중학교 2학년 때인가 단체영화관람을 갔는데 그 때 본 영화의 제목은 '스팔타카스' 였습니다. 로마의 엄혹한 압제에 맞서 2년이나 장렬히 투쟁했지만 결국은 처절한 패전의 포로가 되어야 했던 노예들에게 로마진압대장인 크랏수스가 이렇게 묻습니다. '너희 노예대장, 스팔타카스가 누구냐. 지목하는 자는 살려준다' 고.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러자 여기 저기서 올라오는 손이 보이고 '내가 바로 스팔타카스다' 라는 비장한 외침들이이 들립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피아가도의 황혼에 늘어선 6000개의 십자가의 그늘들로 영화의 라스트씬을 장식합니다. 감동적 스토리와 당시로서는 엄청난 스케일에 입을 쩍 벌리고 보았던 기억..., 그 기억을 까맣게 잊고 살아오다가 공공연맹 투쟁결의대회 연단의 발언을 앞두고 무슨 화두인양 느닷없이 떠 오르게된 것입니다.
원고를 부탁받고 마땅한 글 꺼리도 없던 차에 '그래, 그 이야기를 하면 되겠구먼' 하는 생각으로 부랴 부랴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당시 세계패권을 쥐고 호령하던 제국로마를 2년 동안이나 뒤흔들어 혼비백산하게 했던 노예반란, 그 역사의 주인공, 스팔타카스 이야기는 아직도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 검투사 노예 스팔타카스의 난 이야기
미항 나폴리 북쪽 2마일 지점에 잇는 도시 카푸아에 살던 렌툴루스바티아테스라는 사람은 수백명의 검투 노예를 갖고 있었는데, 노예들에 대한 대우가 매우 잔학하였다. 그의 검투 노예 중의 하나였던 이가 바로 트라키아 출신의 스파르타쿠스였다. 그는 대담하고 지혜를 갖춘 고상한 바탕의 지도자적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끄는 일단(70여명 정도)의 검투사들은 BC 73년 카푸아에서 병사를 뛰쳐나온 후, 베수비오스 화산 기슭에 정착하여 조직적인 무장 집단으로 성장하였는데, 전성기에는 10만의 병력에 달하였다고 한다. 마리우스 전쟁에서 포로로 잡혀와 있던 킴브리아 족과 튜톤족, 쓰라키아인 들이 이들 무장 집단의 핵심 세력이 되었다. 고도로 훈련받은 검투사들이 지휘하는 이들의 군대에 로마 군대들은 연패하기에 이르렀다. 정무관 클로디우스, 바리누스 등과 집정관 렌툴루스 등이 이끄는 로마군대들이 스파르타쿠스가 이끄는 노예군대에 계속 패하게 되자, BC 71년 드디어 로마에서는 삼두정치가의 일인이었던 크랏수스를 토벌 대장으로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스파르타쿠스는 로마를 벗어날 것을 결심하고 고향을 향해 북쪽으로 향하였고, 실제로 갈리아 키살리나에 까지 도착하여 였다. 그 후 시칠리아 섬으로 건너가서 후일을 도모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자기들을 섬으로 실어줄 배를 빌리기로 소아시아 실리시아 해적들과 계약을 맺었으나, 해적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드디어 그의 군대는 레기움에서 크랏수스의 군대, 이어서 폼페이우스 군대에 의해 궤멸되었다. 스파르타쿠스는 전사하고, 포로가 된 6000여명이 아피아 가도에서 모두 십자가형에 처해 짐으로써 3년여에 걸친 이들의 봉기는 끝이 나게 되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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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스팔타카스역을 맡았던 '커크더그라스'와 여배우 '진 시몬스' 가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했다지요. 그리고 더 알아보니 스파르타쿠스는, 카알 마르크스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훗날 스파르타쿠스는 사회주의자들에게 민중의 저항에 대한 역사적 상징으로 각인되었고 제 1차 세계대전 말기에 로자룩셈부르크가 주도한 '스파르타쿠스단'의 이름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원전 71년, 노예 스팔타카스에서 2천년이 흐른 21세기의 오늘을 사는 우리들..., 아직도 착취와 수탈, 억눌린 자의 소외와 고통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그 그늘을 더욱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심한 비아냥이기는 하나, 어떤 이가 이르기를 '제 3계급' 이라고도 했던 700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운명을 생각하며 갑자기 스팔타카스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반란을 생각했습니다.
거제에서 구로까지, 87년 7, 8, 9 노동자대투쟁, 민주노조의 설레임은 아직도 잊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자화상, 민주노조의 오늘은 어떠합니까. 혹시 보수언론들의 악선전대로 이익집단화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제주의, 실리주의 경향들이 경계되기는커녕, 더운 가슴 보다는 차가운 머리로 잇속만을 내세워 조합원들 조차 경제동물로 전락시키고 있진 않은지.... '왕후장상에 씨가 따로 없다' 던 망이망소이 난, 영국농노 와트타일러의 난, 홍건적의 난, 그리고 조선 20세기 여명기의 동학혁명... 압제자에 대한 저항과 봉기는 늘 역사의 대변혁기와 그 궤를 같이합니다.
머리만으로는 진정한 해방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차가운 이성보다는 뜨거운 가슴이, 그리고 우리에게는 더욱 많은 분노가 필요합니다. 억눌린 모든 자들의 진정한 해방을 위하여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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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노동자... 스팔타카스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