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도부의 사회적 교섭 직권추진에 대한 전노투 입장】
정녕 민주노총 지도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겠다는 것인가
1. 민주노총 지도부가 17일 중집회의를 거쳐 발표한 ‘대의원대회 무산과 4월 총력투쟁 입장’은 지도부의 독선과 기만이 어디까지 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회적 교섭과 관련하여 위원장의 책임 하에 노사정을 포함한 정당 등과 대표자회의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위원장 직권으로 사회적 교섭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월말 여야 정치권이 합의하여 비정규 개악안 4월 강행처리가 확실시되고 있고, 정부도 노사정 논의와 무관하게 ‘비정규보호법안’은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못을 박고 있는 상황이다. 코앞에 닥친 개악안 저지를 위해 총파업 조직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상황임에도 “위원장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교섭 직권추진을 하면서까지 적들과 대화를 위해 투쟁을 방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17일 중집회의가 어떻게 이러한 위원장 직권추진을 결정하게 되었는가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난 2월 20일에도 중집회의에서는 2월 22일 대대를 3월 15일로 연기하면서 대대를 평화적으로 개최하는 것에 동의해 준 바 있었다. 그로 인해, 단결이라는 미명하에 이수호 집행부의 부당한 정치에 끌려들어가고, 조합원들을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만 초래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이번 사회적 교섭 직권추진 결정 또한 민주노총 지도부를 이루고 있는 중앙집행위원회가 70만 조합원의 대표성을 상실해 가고 있고, 한갓 상층파벌들의 이해 조정기구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개탄스런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향후 있을 중앙위원회는 중집의 결정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중앙위원회에서는 위원장 직권추진 결정에 대한 반대가 소수의 견해가 될지라도 찬반 의견이 분명히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 태도를 대중 앞에 분명히 하는 것이요, 조합원 대중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길이다.
그 동안 우리는 사회적 교섭을 철회하고 총파업을 조직하라고 온몸으로 외쳤다. 그러나 끝내 민주노총 지도부는 민주노조운동과 노동자계급을 배신하고 자본과 정권의 품에 안기겠다고 작정한 듯 하다. 사회적 교섭 직권추진까지 불사하면서 사회적 합의주의 ․ 노사정 담합 구도를 안착시키겠다는 것인가. 민주노총 지도부는 정녕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겠다는 것인가.
경총과 자본가 언론들이 곧바로 이에 대해 환영하고 나섰다는 것은 사회적 교섭이 자본과 노동 어느 편을 위한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민주노총은 이제 내부의 적과 확실하게 선을 그으라”고 ‘충고’까지 하고 있는데, 민주노총 지도부는 여기에 화답하겠다는 것인가. 민주노총 지도부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자본 ․ 정권과 확실하게 선을 그으라! 사회적 교섭을 폐기하고 총파업 조직에 모든 힘을 쏟아라!
2. 이수호 집행부는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직권으로까지 노사정 대화를 강행하고 있는 집행부에 대해 어느 조합원이 투쟁의 긴장감을 느끼겠는가.
총파업은 둘째 치고 당장 전개되고 있는 투쟁들을 보자. 이수호 집행부는 현자 비정규직, 한원CC 등 비정규직 동지들의 처절한 투쟁을 받아 안지 못하고 있는 것을 대의원대회 무산 때문인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민주노총 지도부가 오로지 사회적 교섭안을 관철시키는 데만 혈안이 되어 이 투쟁들을 방치해 왔기 때문이 아닌가.
만일 사회적 교섭이 그냥 통과되어 ‘사회적 대화’ 국면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이 투쟁들은 더욱더 방치되고 고립되는 상황에 처해졌을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대화 국면 조성에 힘쓰느라 투쟁을 확대 발전시킬 리가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래놓고 지도부 자신들의 투쟁 회피를 엉뚱하게 대의원대회 무산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 동안 민주노총 지도부가 오죽 투쟁들을 방기했으면 비공식 조직인 전노투가 나서서 투쟁하는 비정규직 단위들을 모아내는 집회를 조직하기까지 했겠는가.
이수호 집행부가 노사정 대화에 주력하여 끝내 이 투쟁들을 방치한다면 우리는 투쟁하는 모든 동지들을 결집시켜 독자적으로 투쟁 지도부를 세워내고 총파업 전선을 열어가기 위해 우리의 작은 역량이라도 남김없이 쏟아 부을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끝내 사회적 교섭에 미련을 못 버리고 총파업마저도 사회적 합의주의 안착을 위한 대정부 압박용으로 삼아 무기력하고 형식적인 총파업으로 전락시키고자 한다면, 우리는 비정규 개악안 폐기와 로드맵 분쇄를 위한 실질적이고 위력적인 총파업 조직을 위해 투쟁하는 모든 동지들과 함께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고서라도 과감하게 선두에 나설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사회적 교섭을 폐기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을 민주노조 진영 전체로 확대시켜라! 형식적인 전시용 총파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공세적 총파업을 조직하라!
우리 또한 민주노총 지도부에 경고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경각에 달린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존폐의 기로에 선 민주노조운동을 지켜내기 위해 누군가가 십자가를 걸머져야 한다면 그 길에 우리는 주저 없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동지들, 투쟁하자! 연대하자! 조직하자! 선전선동을 강화하자!
2005년 3월 21일
사회적 합의주의 · 노사정 담합분쇄
전국노동자 투쟁위원회
http://jjnotu.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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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민주노총 지도부의 사회적교섭 직권추진에 대한 전노투 입장
